요즘 집안 대청소, 컴퓨터 대청소 중이다. 상태가 심각하여 요래 걸릴 예정으로 틈틈이 하고 있다. 청소를 하면서 '이걸 왜 가지고 있었던 거지' 하면서 버리게 되는 것들을 발견하며 공간이 넓어지고, '이게 여기 있었구나!!' 하고 되찾게 되는 것들을 발견하며 기쁨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. >그중에 찾게 되었던 이효진 작가의 '네 약함을 자랑하라' 책의 한 줄 메모. 사실 한 줄은 아니다. 하나의 에피소드를 메모한 거였는데, 용서에 관한 글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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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 어머니는 길을 건너시다 트럭에 치여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습니다. 당시 운전자는 저와 같은 20대 후반의 청년이었습니다. 친구들과 놀러 가느라 들뜬 분위기 속에서 과속과 부주의로 사고를 내 것이었습니다. 아빠는 그 청년의 장래를 위한다면서 바로 선처해 주셨습니다. 저는 그런 아빠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.
"아빠, 살인을 저지른 사람인데 그렇게 쉽게 용서해주면 어떡해요?"
"너희들도 나중에 운전을 하다보면 가해자도 될 수 있고 피해자도 될 수 있단다. 젊은 사람인데 장래도 생각해줘야 하지 않겠니."
저는 운전을 하게 되면서 아빠의 말씀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. 순간의 실수로 저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. 실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. 오늘 당신의 용서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어보면 어떨까요? 언젠가 당신의 실수도 그렇게 용서받을 날이 올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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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책을 소장하고 있지는 않다. 아무래도 누가 빌려주었던가,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듯 싶다. 이효진 작가의 사연을 접하고 나서 읽었던 것 같다. 나를 돌아보면 책을 완독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만 메모가 돼 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책을 읽었던 당시 용서와 관련된 일이 나에게 일어났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.
'누군가를 용서한 일이 있었던걸까...'
'용서해야 하는데 용서가 힘들었던 걸까...'
'누군가로부터 용서를 받았던 걸까...'
'누구로부터 용서를 받고 싶었던 걸까...'
지금 이 글을 작성하면서 메모한 글을 읽어보면 다른 질문들이 속에서 무겁게 두드린다. 무겁게 두드린다는 것은 그만큼 용서라는 게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.
'저런 순간이 나에게 왔다면 용서할 수 있을까...'
'내가 저 때의 가해자라면 어떤 마음일까...'
이 글을 다시 읽고 생각하고 생각해도 이기적인 한 인간으로서 용서하는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굳은 다짐은 못하겠다. 이렇게 질문만 던질 뿐... 내가 누군가로부터 용서를 받고 싶을지라도 용서에 대한 다짐은 참으로 어려운 듯하다. 그저... 신에게 용서할 수 있는 힘을 주세요라고 바랄 수밖에...
이 책은 품절 상태이다. e-book으로는 읽을 수 있다. 개인적으로 종이책을 선호한다. 선호 수준을 넘어서 고집한달까. 근처 도서관에 있는지 한 번 알아봐야겠다. 용서에 대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이 책을 찾는 것은 아니다. 이효진 작가가 가진 약함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. 나의 약함을 돌아보고 기꺼이 자랑할 수 있을지 나를 살펴보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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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해도 읽을 책이 많아졌다. 어떤 책을 골라 읽을지, 언제 다 읽을지 행복한 고민이다. 모두들 책과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. 다른 고민을 하더라도 행복한 고민들로 가득했으면 좋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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